▣ 인생수첩 ~~/◈ 감 동 글

★ 스승의 은혜~선생님이 그립습니다

강상공 2015. 5. 9. 14:37

 

 

 

                  ☆ 스승의 은혜   

  

내가 다니던 학교는 중힉교와 고등학교가 같이 있고

고등학교는 이제 막 설립돼서 내가 졸업하면 2회가 되는

시골의 작은 학교이고 남자 선생님들은 주로 인근 마을에서

하숙을 하고 일부 여선생님들은 학교내 사택에서 자취를

하고 계셨다

 

79년 시월의 어느날이였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방과후에도 교실에 남아 시험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교실에는 나를 포함해 셋이 있었다

한쪽에서는 숨소리가 거칠게 들려왔다 아마도 공부에 지친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던중 교실문이 열리면서 생물

선생님이 보자기를 씌운 쟁반을 들고 들어오시는게 아닌가

(지금 생각하면 잘은 모르지만 생물 여선생님은 아마도

우리 학교에 처음으로 부임하신것 같다) 

그리고는 그 쟁반을 내 책상위에 올려 놓았다

아니 선생님  무슨일....

선생님은 보자기를 열더니  저녁 안먹었지?

자 내가 저녁을 차려 왔다 어서 먹어라 하시는게 아닌가

아니 사택에서 저녁을 만들어 교실까지 갖고 오실줄이야...

그때 나는 인근 마을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밥이라야

거의 간장이나 아니면 고추장 어쩌다 김치 이런것이 전부

였는데 빈찬을 보니 참으로 맛있게 보였다 재차 얼른

먹으라는 말씀에 나는 순식간에 밥그릇을 깨끗히 비웠다

힘들지?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잘될거야! 

열심히 하고...  나 간다!  뭐해 안 바래다 주니?

아! 네  그렇게 사택까지 배웅 해드리고 교실로 돌아왔다

또 다시 입시전쟁....

그때는 수능이 아닌 예비고사였다 예비고사에 합격해야

본고사를 볼수 있는 자격이 주지는 시절이였다

 

어느 날인가 월요일 첫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였는데

선생님이 나를 찾는다고 한 친구가  나한데 와서 말했다

나는 얼른 교실 문쪽으로 갔는데  선생님께서 나를

보시면서  ㅌㅇ아!   나 어때?  예뻐? 하시는게 아닌가

(참고로 선생님 별명은 원도우먼이였다)

난 영문도 모르고 어정쩡하게 네!  하고 말았다

ㅎㅎ  나중에 알고 보니 주말에 집(아마도 서울)에 갔다

오시면서 퍼머를 하신 모양이다.

 

고사일은 가까워지고 날씨는 점점 쌀쌀해졌다

나는 교실에서 공부하다 학교에서 준 담요와 운동복을

입고 옆 교실 교단에서 쓰러지듯 잠자는일이 많았다

시골이라 그런가 새벽날씨는 추워서 잠을 깨기가 일쑤였다

아침,저녁은 인근 마을 자취방에서 먹고 점심은 가끔식

생물선생님 사택에서 라면으로 해결했다

그러던 어느날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그리고는 말씀하시길

ㅌㅇ아!  시골 달걀이 영양가도 많고 맛있다하니 두줄만

사다 주겠니 하시는 아닌가 나는 네 하고 대답했다

사실 우리집은 닭을 키우지 않는다 그러니 달걀도 없다

하지만 이웃집들 대부분이 닭들을 키우고 있어 어렵지

않게 구할수는 있다. 나는 일주일에 한번씩 집에 간다

어머니께 선생님 말씀을 전했더니 이웃집에서 달걀을

구입해서  두줄(20개)을 짚으로 정성스럽게 싸주셨다

그리고는 그것을 선생님께 갔다 드렸다. 

얼마후 선생님 사택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데 선생님이 오셨다

ㅌㅇ아!   너 왜 계란 안먹니! 하시는게 아닌가

나는 아니 그거 선생님이 시골 계란이 맛있다고 살달라고

하신거잖아요 하고 말했다 그랬더니   ㅎㅎ 인석아! 그게

아니고 네가 매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공부에 지쳐 있으니

영양보충하라고 내가 산것이다 그러니 많이 먹어라 하시는게

아닌가...   고마움에 눈물이 핑 돌았다  참 살만한 세상처럼

느껴졌다 선생님의 모습이 그날밤 내내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곤 정신없이 몇일이 또 흘러갔다.

선생님은 월말고사가 끝날때마다 나를 불러 생물시험에서

틀린 부분을 다시 설명해 주신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선생님께서 나를 불렀다. 저녁 먹으러 가자

하신다. 방문을 열고 들어섰더니 보자기를 덮은 밥상이

놓여 있었고, 나는 자리에 앉았다

뒤로 돌아!  나는 머뭇거리다  얼른 돌아 앉았다(ㅎ 센스없는

촌놈) 선생님은 옷을 갈아입고 앉았다 그리고는 보자기를

열고 많이 먹어라! 하셨다. 네 선생님도 같이 드세요! 하고

말을 하고보니 밥그릇은 하나뿐이였다 아니.. 선생님은요!

응 내 밥은 부엌에 있어  이따가 먹을거다.

그래요 하고선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그때 학교 서무과애서

직원이 찾아왔다

김선생님 시외전화 왔습니다. 방과후는 교무실이 아닌

서무과로 전화가 연결되는 모양이다.

선생님은 곧 바로 전화받으러 나가셨다. 나는 좀 이상하다

싶어 부엌에 가봤다 그리곤 솥뚜겅을 여는등 여기 저기 찿아

보았지만 밥은 보이지 않았다. 곧 이어 선생님이 들어 오셨다

선생님! 제가 찿아봤는데 밥이 정말 없던데요!

아냐 있어! 하시고선 부엌에서 뚜껑이 덮인 밥 그릇을 들고

오셨다 나는 얼른 밥그릇을 잡고 뚜껑을 열어보았다.

순간 말할수 없는 뭉클함이 복받쳐 올랐다. 그건 방금 지은

흰 쌀밥이 아닌 누른밥이였던 것이다.

세월이 덧없이 흘러 벌써 어언 36년이 흘렀다. 사범대를

졸업하고 첫 부임지로 본다면 60대 중반은 되셨을 선생님.

아마도 멋지고 예쁘게 늙어가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나는 그 순간들을 한시도 잊은적이 없지만 아직까지 졸업후

뵌적이 없다.  늘 생각만 있었을 뿐이다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선생님의 사랑을 다른 동문생보다

많이 받고선 어디 계신줄도, 찿아보지도 못했으니 참으로

못난 제자이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어디에 계시든 건강

하시고 행복하셨으면 하는 바람뿐.....

죄송합니다 선생님!

곧 최선을 다해 어디에 계신지 찾아서 인사 드리겠습니다.

그 은혜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것입니다.

 

 

 

  - 이포고 3년 시절에 - 

 

 

 

    ♧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sanggong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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